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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을 높이려면

안티에이징보다 헬시에이징에 관심 가져야
기사입력 2012.06.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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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을 높이려면,
  안티에이징보다 헬시에이징에 관심 가져야 한다


안티에이징이라는 말은 왠지 거부감을 준다. 왜냐하면 아직 노화과정의 진실이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는 현실에서 안티에이징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젊음을 되찾아 준다는 수많은 ‘항노화’마케팅도 노년기의 진정한 행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다분히 어떤 수익창출을 위한 방법으로 노화과정을 거스르겠다는 느낌을 주고 있어 헬시에이징이라는 말이 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나이 들어 노인들의 얼굴에 검버섯이 피거나 주름이 생기거나 했을 때 만약 그것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질병이라면 지금처럼 그것들을 치료하는 분야에서도 “어르신 나이에 그 정도의 검버섯이나 주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그냥 사시라”던지 또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는 비급여로 치료를 받게 되고 병원입장에서는 병원경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병원에 찾아왔을 때 아예 깨끗하게 판(얼굴)으로 바꿔 드리겠다고 치료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 피부질환이니 피부과에서 치료받는 것이 당연하나 요즘은 피부과와 직접 연관이 없는 분야의 과(科)에서도 안티에이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한의사까지 기미, 잡티, 모공을 없애주겠다고 신문에 전면광고를 하고 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불안’ 점점 늘어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에 속한다. 2000년도에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18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노인들은 평생 동안 가족과 국가를 위해 온갖 노력을 해 왔지만 자신들의 노후를 위하여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많은 노인들은 아직도 가난과 질병, 역할상실과 고독감이라는 노고(老苦)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빈곤과 외로움에 지친 노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긴 자살의 행렬을 이루고 있다. 노인 복지에 관한 담론도 요즘엔 개인적 책임보다 사회적 책임에 방점이 찍히는 편이고, 그나마 개인적 책임도 연금·저축 등 물질적 측면에 머무는 느낌이다. 노인으로서의 정신적·심리적 준비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소노 아야코의 『노년의 자생력』(원제는 『노년의 재각(才覺)』)은 일본인다운 발상들이 엿보이지만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많다. 주장의 핵심은 ‘노인생활의 기본은 자립과 자율’이라는 것이다. ‘노인은 자격도 권리도 아니다. 남의 도움을 당연시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움직인다고 생각하라’, ‘부부·자식 간에도 서로 폐 끼치지 말고, 욕구를 절충하는 법을 배워라’, ‘그나마 갖고 있는 돈을 굴려 이익 남길 생각은 아예 하지 마라’, ‘늙음·질병·죽음과 점차 익숙해지고 친해져라’, ‘노인이 되면 이기심이 늘고 인내가 부족해진다. 남을 더 배려하고, 더 참는 습관을 들여라’ 등이다. 일본의 평균 수명은 현재 83세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날 나이가 되면 자녀들의 나이도 60세가 넘는 경우가 많다. 그 나이가 되면 부모 장례식을 치를 경제적 여유가 없다. 죽은 후에 사체를 인수할 사람이 없는 ‘무연고자 사망’이 연간 3만 2천 명을 넘어서면서 ‘죽음 이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고, 노후는 물론 죽음 이후도 스스로 준비해야하는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람이 점차 증가하여 3만 명을 넘는 불행한 사회가 되었다. 우리사회도 곧 고령자 층에 편입될 712만 명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에게 노인이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권하고 싶다. 핵심은 자립·자율이다.


젊은 층 폐 안 끼치려면 건강수명 늘어야


젊은 층에 폐 끼치지 말자고 지금부터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젊은 층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건강수명이 연장되어야 하고, 정부에서도 현재 68세인 건강수명을 75세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쓰는 의료비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9.4%의 노인 인구가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31.6%(2008년)를 사용했고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지속될지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건강보험은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미국에 가서 자랑할 정도로 ‘저(低)비용 고(高)보장’ 우수 상품이지만 고령 사회에서도 그렇게 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건강관리를 잘하건 못하건 보험료는 소득 기준에 따라 똑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질병 관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고려해 볼만하다. 실제로 이 같은 ‘건강한 환자 인센티브’제도는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의 고령 장수 국가에서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건강관리를 잘해서 일 년에 한 번도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으면 자신이 낸 건강보험료 일부를 돌려주기도 한다. 질병관리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질병의 하나로 요즘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의 혈당 관리가 안 되어 매일 고가(高價)의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는 본인도 고생이지만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부담을 안겨준다. 이런 환자가 운동과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여 인슐린 치료에서 벗어난다면, 건강보험료를 깎아주자는 것이 ‘건강한 환자 인센티브’제도의 취지이다. 이는 환자 건강에도 좋을뿐더러, 비싼 치료비가 줄어들어 보험재정안정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신장 투석 치료비용 등까지 감안하면, 한명의 '건강한 환자'가 내는 보험 재정 절감 효과는 장기적으로 수천만에서 수억 원에 이를 것이다.


더 이상 두려운 고령 사회 되어서는 안 돼!


현재 우리 사회의 평균 수명은 약 80세이지만 병원 신세 지지 않고 스스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건강 수명'은 68세이다. 인생 후반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환자'로서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계속 늘어난 탓으로 나이 들수록 질병의 멍에를 피하기는 어렵고 그 간극을 메우는 의료비용은 결국 젊은 세대들의 몫이 된다. 그래서 다가올 고령사회가 두려운 것이다. 이제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잘하는 환자'로 만드는 논의(論議)도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수(전 대한 신경정신학회 회장)

[박정수(전대한 신경정신학회 회장) 기자 news@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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