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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리아 드림(Himalia Dream)

만년설의 안나푸르나. 가난한 그곳이 지상낙원
기사입력 2012.01.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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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무는 지난 연말 네팔 카투만두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불가능하다고 마음에 접어 두었던 히말리야에 간다는 꿈같은 현실이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되어 가슴으로 밀고 올라온다.


비행 7시간 동안 떠나가는 2011년 나의 삶은 자신에게 진솔하고 내 감정에 충실하고 인색하지 않게 평온한 삶을 살았는지 차분하게 돌아보았다.


네팔의수도 카투만두에 도착해서 비자를 받고 버스로 환승해서 챠트완 국립공원이 있는 집도만도로 갔다.


도로 포장도 안 되어 있고 계절적으로 건기라서 먼지를 뒤집어 쓴 집. 나무. 초라한 사람들의 모습. 정글롯지에 전기. 물 사정이 그야말로 GNP 220$. 이 나라의 어려운 사정을 말해주는 듯했다.


다음날 포카라로 가는 길에 챠트완 국립공원에 들려 코끼리를 타고 정글 샤파리를 하면서 희귀한 야생동물과 400여종이 넘는다는 조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인근에 살고 있는 독특한 풍습의 타루족 마을도 둘러보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기점인 포카라로 이동한다. 히말리야 대 습곡의 특성인 높은 산과 깊은 계곡 사이로 흐르는 나라이강을 따라 달려간다. 차창에 하늘에 닿을 듯 가파른 계단식 밭 사이에 드문드문 초라한 가옥이 보인다. 저 곳에 사람이 사는 것을 우리는 상상하기조차 어렵지만 자연이 주는 최소한의 먹을 것에 만족하며, 현대문명이 범접하지 않는 그 삶이 경이롭다. 긴장이 풀리고 한 시간 쯤 느긋하게 달렸을 때 산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나타난 안나푸르나 산맥의 설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스크리트어로 풍요의 여신이라는 안나푸르나 십여 개의 고봉은 히말리야와 함께 세계의 지붕이다. 람정히말봉(6932m) 안나푸르나 제1봉(8091m), 제2봉 (7937m), 제3봉(7555m), 제4봉(7525m) 순으로 이어지며, 마차푸차리봉(6997m), 남안나푸르나(7219m), 강가푸르나(7454m) 등 만년설의 산봉우리들이 마치 하늘에 떠있는 듯 했다.


환희와 긴장이 교차하고 몸에 흐르는 전율이 영감으로 느껴진다.


중간에 우뚝 선 물고기 꼬리마냥 생긴 마차푸차리봉은 인간이 접근하지 못한 깨끗하게 남은 유일한 처녀봉이란다.


네팔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상징처럼 보존한단다. 포카라로 달리는 내내 차창에 설봉들은 멀리 또 가까이 내내 따라온다. 해발 900m에 위치한 호반도시 포카라는 포근한 기후와 만년설의 설산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광과 더불어 설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흘러드는 페와 호수의 호반도시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바라시호텔 어느 방에서도 설산이 다 조망된다.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국립공원트레킹. 페와호수 뱃놀이. 박승철 명의의 “120세 건강한 삶”,김종우 한의사 명의의 명상. 스트레칭. 3일간의 워밍업은 끝났다.


다음날 포카라에서 트레킹 출발지인 나야폴로 2시간 동안 산속으로 들어간다.


사뭇 불안해서 깊은 계곡과 높은 산봉우리에 일부러 시선을 피한다. 출발. 나야풀(1070m)→비레탄티(1100m)→티케퉁가→울레리(1960m) 우리 시골길 같은 오르락내리락 1시간쯤 걷고 돌로 포장된 오르막길을 1시간 올라간다.


포터들이 만든 한식요리 점심을 먹고 다시 1960m까지 급경사 돌계단을 3시간 동안 올라간다. 자신이 무모하지 않았나? 후회하면서 다리를 끌어올리고, 비 오듯 쏟아지는 눈물. 콧물. 흘리면서 까마득했던 마지막 돌계단에 올라섰다. 땅바닥에 그냥 주저 앉아버렸지만 그 감동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노련한 셀파의 밀착케어가 안심이 되고 고마웠다. 아마 일행 중에 나이가 제일 많은 나를 배려한 듯싶었다. 소녀들의 환영 민속춤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춤 이였다. 감동의 마음을 그들의 소원인 오지학교 건립에 도움이 되도록 많은 이들이 기부를 했다. 아열대 네팔이지만 밤낮의 일교차는 15°C를 오르내린다. 온기 없는 허술한 롯지 나무침대에 옷을 겹겹이 입고 침낭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신기하게도 잠을 푹 잤다. 아침 해를 맞이하고 고라파니(2874m)로 떠나면서 어제의 피로도 살아지고 머리도 몸도 가뿐해 기분이 상쾌했다. 평소에 느끼는 일이지만 산은 힘들게 오르면 오를수록 더 좋은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몸과 마음에 꼭 보상을 해준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울레리→고라파니 돌계단 길과 숲속 길은 계속 오른다. 낙엽이 소롯이 쏟아져 폭신하게 걷는 길. 여유롭게 산과의 정다운 교감을 이루고 마음에 붙은 스트레스가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들은 떠나오기 전까지 내 것들 이였는데 나는 버려 버린다. 이쯤에 부자들의 별장 롯지도 지나고 맑은 눈을 통해서 자연을 본다. 폭포도 지나고 비취빛 소에 얼굴도 비추어보고 목이 꺾어질 만큼 고개를 들어 진한 쪽빛 하늘을 바라본다. 걷고 또 걷고 가슴이 열리고 머리가 텅 빈 아무것도 없이 무아지경이다. 드디어 목적지 고라파니에 도착했다. 막연히 동경했고 오늘 실현한 히말리야 드림.














   
 

(친구와 일행들과 박수로 자축했다.)- 초저녁 벽난로 가에 차 한 잔의 휴식. 깊숙이 느껴지는 해냈다는 안도감, 기도조차 잃어버린 무념무상의 뇌리에 비로소 행복이 느껴진다.


전기가 없는 캄캄한 밤 후레쉬 밧데리도 동나고 핸드폰 불빛으로 최소의 불편을 해소하고 친구와 마주 앉아서 잠을 못 이룬다. 창 앞에 닦아선 마챠푸차리 설봉의 흰 그림자는 신의 대단한 솜씨이다. 산신에게 반짝반짝 속삭이는 무수한 빛나는 별들…


다음날 정상에 해맞이 정말 황홀했다. 내 생전에 또 올 수 있는 행운이 있기를! 2일 동안 올라갔던 길을 하루에 하산한다. 하산 길은 수월하다지만, 간간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하산 길에 긴장이 풀리고 다리가 풀리는 것을 특별히 경계해야한다. 조심조심 힘들게 8시간을 걸어서 무사히 도착했다. 뒤돌아 내려온 길을 올려다본다. 마차푸라챠리의 산신들이 들려준 이야기. 밤하늘 무수한 큰 별들의 환상 교향곡. 피한 점 없는 코발트 및 하늘에 무늬진 붉은 포인세티아 내 부족한 말로는 표현할 길 없어 마음속에 담는다. 떠나오기 위해 다시 도착한 카투만두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품은 사람들의 안식처이자 만년설의 집, 히말리야를 품고 있는 네팔의 수도다. 전 세계 산악인들의 고향이자 묘한 시선으로 응시하는 살아있는 여신 꾸미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더르바르 광장에서 왕궁 하누만 도카를 보고 꾸마리여신 만나고 즐비한 사원들을 구경했다. 국민의 90%가 힌두교 신도이며, 불교사원과 힌두 사원이 같은 장소에 세워져있다. 파슈파티나트 사원은 힌두의 성지이며 사원 근처 작은 냇가에서 장작더미에 시체를 화장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였다. 누구하나 우는 사람도 없이 빙 둘러 서서 어머니의 시신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무상무념의 표정으로 보고 끝난 다음 강 쪽으로 쓸어내려 떠나보낸다. 시내 곳곳을 구경하면서 너무나 가난하고 지저분한 카트만두의 모습 이였지만, 신기할 정도로 편안한 그들의 표정은 강가에 화장하던 모습과 함께 ‘도대체 무엇인가?’해답이 없었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히말리야. 안나푸르나.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그곳 네팔인의 삶은 왜 이렇게 질곡에 가득 찬지, 진정 신의 뜻은 인간인 내가 알 수가 없다.


                                              김예자 약사<전 서울시의회 보건사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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