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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 간호사 근무환경이 좌우한다”

간협, 간호 질 향상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린다 에이켄 등 해외 석학 연구 결과 통해 입증
기사입력 2019.06.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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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팜뉴스] “간호사의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은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이는 1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국민건강권 보장과 간호 질 향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린다 에이켄(Linda Aike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간호대학 교수가 강조한 대목이다.

에이켄 교수는 환자 대 간호사 비율, 간호사의 교육수준, 근무환경 개선이 환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를 통해 입증하고, 근거를 제시한 개척자적이자 세계적 권위의 연구자이다. 2017년에는 국제간호협의회(ICN)에서 인류의 건강증진과 간호전문직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간호사에게 주는 크리스천 라이만상(Christiane Reimann Prize)을 수상했다.

에이켄 교수는 이날 전 세계 30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국제 비교 연구를 통해 간호가 환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에이켄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저지 및 펜실베이니아의 491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간호사 근무환경이 환자의 재입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담당 환자가 1명이 증가할 때 이로 인해 간호사 업무가 가중되고, 재입원률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심부전·폐렴·심장마비 환자의 경우는 9%, 고관절·무릎관절 치환술 환자는 8%, 일반 수술환자는 3%, 어린이 환자는 11% 각각 재입원을 경험했다. 또 이로 인해 환자는 통증, 고통, 죽음을 야기하게 되며, 의료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의료 생산성마저 저해하는 등 환자와 병원, 정부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간호사 인력을 보조인력으로 채울 경우 간호사의 사기저하는 물론 보조인력에 대한 지도와 감독으로 인해 간호사 업무를 가중시키고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4년 벨기에, 잉글랜드, 핀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9개국 300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42만2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간호학(BSN) 학사학위 간호사의 비율을 10% 높이면 환자 사망률을 7%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간호사 인력 정책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있다. 미국에서 제일 먼저 간호사 배치를 법제화했던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간호인력 법제정이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해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2004년 연구에서 확인했다.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미국 다른 주에서도 간호사 배치와 관련된 법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또 영국, 칠레 등도 간호사의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를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칠레의 경우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14명에서 8명으로 줄인 결과 재원일수 감소 등으로 연간 미화 2200만불을 줄일 수 있었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경우 환자 대 간호사 비율 2000년에 법제화했으며, 호주 퀸즈랜드주도 간호가 환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간호사 인력 배치 수준을 확대했다. 특히 호주 퀸즈랜드주의 경우 간호사 인력 배치 수준을 확대한 이후 환자 사망률을 12% 낮췄으며, 환자 간호에 필요한 시간은 13% 늘어났고 12%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적극적인 간호 인력 확대 정책을 통해 환자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간호가 환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전 세계 30개국 모두가 간호사 인력 정책을 통해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등 환자 안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 의료인력 비교연구 전문가인 제임스 뷰캔(James Buchan) 영국 퀸마가렛대 교수도 에이켄 교수와 의견을 같이했다.

뷰캔 교수는 “간호사 한 사람이 사직하는 것은 적어도 몇 달치 월급과 맞먹는 비용이 소모되며,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면서 “간호사에게 주어진 고강도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의료사고의 가능성을 높이므로 간호사의 이직을 감소시키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간호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간호사의 장기근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뷰캔 교수는 또 영국의 경우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에서 모두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성희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사 1명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16.3명을, 병원은 43.6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며 “미국 5.7명, 핀란드 5.5명, 스웨덴 5.4명, 노르웨이 3.7명 등과 비교하면 적게는 3배, 많게는 11배나 많은 환자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간호사에게 장시간 근무 및 초과 근무, 높은 업무 강도 및 불충분한 휴게시간 등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 간호사를 병원에서 떠나게 함으로써 인력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과의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미국의 경우 간호사의 평균나이와 근무연수가 각각 46.7세와 18.1년이었던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28.7세와 6.2년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또 탄력근무제로 근무하는 시간제 간호사 비율이 미국은 전체 간호사의 27%를 차지했던 반면 우리나라는 0.5%에 불과해 간호사 인력 운영이 경직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간호 인력 배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 에이컨 교수와 뷰캔 교수 등 해외 석학들은 간호사 인력배치 수준을 강화하면 안전한 간호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며,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간호사 확보에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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