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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정책의 대변혁을 기대한다

탕약 현대화 시범사업 계기로 한의약 품질·안전성 확보를
기사입력 2017.01.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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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신년특집> ⑧믿고 치료할 수 있는 한의약정책의 대변혁을 기대한다



[아이팜뉴스] 서울의 한 약국에서 파는 ‘OO탕’은 예체능계 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한때 이 약은 ‘신비의 묘약’으로 불리며 직장인들에까지 퍼져갔다.



이 약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OO탕을 모방한 유사품까지 생겼을 정도로 수십년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기한 것은 약국에서 이 약을 드러내놓고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약을 쉬쉬하며 팔고 있는 걸까.



이 약국 간판에는 ‘한약 조제 전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OO탕 1개 가격은 5000원이었다. ‘성인은 시험 2시간 전 1포 복용, 약한 체질은 적당히 감량해서 복용하십시오’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었다.



공인 의료기관에 이 약의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마약 성분은 없지만, 프로프라놀룰(propranolol)이라는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프로프라놀룰은 혈압을 낮추는 일종의 ‘베타 차단제’다. 한마디로 신비의 묘약이 아니라 고혈압 치료제였던 것이다. 심장 박동수를 늦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부정맥, 갑상선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북한 사격선수 김정수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은메달, 동메달을 박탈당했을 때 나왔던 게 프로프라놀룰이다. 그 이듬해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이 프로프라놀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프로프라놀룰은 나쁜 기억을 지워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당연히 좋을 것 같지만 학계에서는 “두려움 등의 정신병리학적 질환을 약리학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약을 무분별하게 장기 복용할 경우 근육통이나 신경조절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한의원에 가면 맥을 짚어 체질과 상태를 살핀 뒤 탕약을 지어주는데, 환자들은 어떤 약재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품질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탕약 조제가 한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 보니 탕약 품질이 한의원별로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탕약의 품질과 안전성 논란은 계속돼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17일 향후 4년간(2017~2020년) 국민이 자주 복용하는 조제한약(이하 탕약)을 제조 의약품(GMP) 수준으로 안전하게 조제·관리할 수 있도록 탕약 현대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탕약은 약사법 부칙에 따라 한방의료기관에서 한의사가 환자의 치료용으로 직접 조제가 가능한 의약품이다. 한의사가 환자 상태에 맞게 조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조제설비·조제방법 등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품질관리 및 안전성 측면에서 일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용 한약재 종류 및 사용량, 조제공정 등 한약 조제 과정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고, 이른바 ‘비방’의 존재 여부는 한의약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한방의료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방의료기관 비급여 중 탕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방병원 34.5%, 한의원 58.7%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탕약 현대화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에 탕약을 의약품 수준으로 안전하게 조제·관리할 수 있는 탕약표준조제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약재 구입부터 보관·조제·포장·출하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GMP급 표준조제공정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탕약표준조제시설에서 조제한 탕약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로 구축·활용하기 위한 한약표준화정보시스템을 한약진흥재단에 구축할 예정이다.



또 2017년 내 탕약에 대한 임상연구기준 및 임상연구방안을 마련하고, 임상시험용 약(위약)도 개발해 탕약의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관련한 임상연구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까지 탕약표준조제시설, 정보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시범운영을 완료한 후 2019∼2020년 탕약표준조제시설 이용을 원하는 국·공립 및 민간 한방의료기관(100∼200개소)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후 한의계와 공동으로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한 후 제도 개선, 표준조제시설 추가 구축 등을 포함한 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GMP 수준의 탕약 조제·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탕약의 품질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한약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체계적으로 수집한 탕약 관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약 표준화·과학화 기반을 조성, 한의약 공·사보험 보장성 강화 및 산업화·국제화 추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50년까지 전통의학 시장이 6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한약의 품질과 안전성 문제는 한의약계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지만, 국민과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손실이 크다. 문제를 자꾸 덮으려고만 한다면 현재와 같은 악순환만 계속 되풀이될 뿐 아니라 만회할 기회조차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한의약은 분명 장점이 있다고 본다. 이 문제를 잘 극복해 정면 돌파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제 국민들이 한의약을 믿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서 한의약정책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 이번 복지부의 한약 조제 표준화를 계기로 한의약이 국민건강에 꼭 필요한 의료의 한 축으로 다가가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의약 수출길이 한층 넓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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