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신년기획> ④전 세계가 신약개발 속도전에 돌입했다
[아이팜뉴스] 전 세계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다. 아무리 우수하고 뛰어난 신약이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어도 성과를 빨리 거두지 못하면 언제 비슷한 유형의 성분이나 제제의 신약이 불쑥 튀어 나와 시장을 선점해 버리면 지금까지 공들여온 신약개발 과정의 소중한 투자 가치가 급락하고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최근 신약개발 속도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 했다, 지난 연말 무렵 29일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와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일부 수정, ‘퀀텀프로젝트’ 가운데 '에페글레나타이드' 주 1회 투여 인슐린 '랩스인슐린115' 기술이 한미약품에 반환 됐다. 그 이유가 속도전에서 경쟁에 밀렸다는 것이다.
이에 ‘랩스인슐린콤보’는 일정 기간 한미약품이 개발한 뒤 사노피가 인수하는 것으로 계약이 변경됐으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개발에 따른 마일스톤이 감액되고 개발 비용 일부를 한미약품이 부담하도록 수정돼 신약개발 가치가 하락, 속도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 2년간 한미약품은 이러한 일련의 신약 기술수출의 계약수정 등으로 5조원에 달했던 사노피와의 계약 규모가 3조6900억원으로 축소되고 한미약품의 전체 신약 기술수출의 누적 계약금 규모도 8조84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축소되는 시련을 겪고 있다.
이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속도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언제 어느 제약사나 벤처기업이 불쑥 출현해 특허나 기술력을 디밀거나 앞세워 추월할 가능성이 배제 되지 않는 환경에 놓이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도 박차를 가해 해외임상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속도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 수정의 주원인으로 급변하는 신약 트랜드와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 부족을 꼽고 있으며, ‘지속형 인슐린’의 경우 투약 횟수를 줄여 편의성을 높였지만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벌떼처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인슐린을 개발, 시장에서 선점하는 등 결과적으로 개발의 속도전에서 밀려 신약가치가 떨어져 경쟁력 약화의 우려가 현실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지속형 인슐린의 향후 시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술을 개발, 도입하는 불과 1년 사이에 시장 트랜드가 급변하는 가운데 인슐린 시장의 강자인 사노피 조차 따라가기 어려운 개발 속도로 경쟁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비슷한 아이템으로 시장을 선점하자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올무티닙’ 개발을 포기한 것과 같은 유사성이 향후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상위권 일부 제약사들은 개발력 확보도 벅찬데 여기에다 속도까지 요구되고 있어 앞으로 R&D 투자 분야도 스피드업이 필수 요건 속에 포함 되면서 바아흐로 ‘신약개발 스피드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와의 신약 수출 수정 계약을 계기로 신약개발의 스피드업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게 됐고, 임상 시약의 적기 공급도 중요성도 강조돼 국내 R&D 수준의 레벨업의 기회도 마련됨으로써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속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