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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항생제 내성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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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기사입력 2016.12.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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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대 김남중교수

최근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016년 9월 G20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에서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인식 주간’으로 지정하면서 각 나라별로 항생제 캠페인 개최를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8월 ‘항생제 내성균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부처 국가대책인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했고 11월 14일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 발대식이 열렸다.


‘항생제 내성이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외국보다 높다,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이 많다’라는 보도들이 종종 언론에 나오곤 한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모두 맞는 말이다.

항생제 내성이 1∼2년 전부터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의료진이 아니어도 들어보았음직한 MRSA(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알균)가 발견된 것은 1961년이었고 VRE(반코마이신내성 장구균)가 발견된 것은 1988년이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개발과 동시에 등장한 일종의 자연현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한 내성균 출현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실적인 목표는 항생제 사용을 적절하게 해, 즉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해서 내성균 출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항생제 오남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의 전문가들도 여러 논문을 통해 자국의 항생제 사용 중 대략 25% 이하는 불필요한 항생제를 처방했거나 지나치게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항생제는 항균범위가 좁은 항생제와 넓은 항생제(광범위 항생제)로 분류될 수 있으며 광범위 항생제에는 반코마이신, 카바페넴과 같은 약제들이 있다. 유엔이나 세계보건기구가 걱정하고 경고하고 있는 것은 광범위 항생제 사용량이 늘고 있고 광범위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다제내성세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항생제에 내성인 세균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은 전문가의 입장에서도 매우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서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수년 간 비슷하거나 약간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항균범위가 좁은 항생제 사용은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고 반코마이신, 카바페넴과 같은 광범위 항생제 사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과 같은 다제내성세균 감염은 증가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을 해결하는 전략은 이론적으로는 명쾌하고 간단하다. 상기도감염과 같은 바이러스질환에는 세균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효과가 없으니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세균감염을 치료할 때에는 원인균에 대해 효과적인 항생제 중 가장 항균범위가 좁은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다제내성균이 병원 내에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환경위생, 의료진의 손위생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명쾌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상기도감염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는 곳은 거의 대부분 1차 의료기관이다.


1차 의료기관에서는 수 분 내에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제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일으킨 상기도감염이 확실한 지 혹시 세균이 일으킨 폐렴과 같은 질병은 아닌지 확신하기 어렵다. 세균감염을 치료할 때에는 가장 항균범위가 좁은 약제를 선정해야 하는데 감염분야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판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광범위 항생제를 쓰고 보자는 경향이 있고, 항균제 선정과정에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감염분야 전문가가 근무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의료기관에서 손위생, 즉 환자 진찰 전후에 손씻기는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마저도 그렇지 못하다.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 분야에서 15년 이상 일을 하고 있지만 때로는 가능한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항생제 내성 대책을 세우고 운동본부를 세운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전에도 항생제 내성 대책을 세웠던 바가 있으며 운동본부와 유사한 캠페인을 하였던 바가 있으나 효과적이지 못했다. 새로운 대책과 운동본부가 효과를 거두려면 이전에 시행했던 노력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2016년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은 구체적 목표를 포함하고 있는 점, 항생제 사용량의 상당 분획을 차지하고 있는 농축산물 분야도 함께 참여한 점, 학계와 정부가 함께 기획한 점에서 기대할 만한 부분이 있다.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현재 문제들의 뿌리를 해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1차 의료기관에서 상기도감염과 세균감염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 의료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세균감염에 대해 적절한 항생제를 선정할 수 있도록 의료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하면 감염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항생제 내성 극복은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20여전 전만 하더라도 실내 흡연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길거리 흡연도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 캠페인, 법령정비와 같은 다방면 노력의 결과이다.


항생제 내성 극복은 이보다 더 복잡한 문제이다. 국가 항생제 내성 대책 수립에 기대를 가지면서 동시에 대책이나 운동본부 설립만으로는 진일보 할 수 없음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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