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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투쟁을 되돌아보며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한 악의적 폄하가 멈추길 바라면서
기사입력 2014.07.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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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팜뉴스> 본지는 방상혁 전 의협 기획이사가 보내온 글을 그대로 싣습니다. 본지와는 관련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의료 투뱅을 돌아보며'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한 악의적 폄하가 멈추기를 바라면서-


의협 기획이사로 있을때 업무적으로 만났으나, 협회를 나온 뒤에도 인간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정부 어느 고위 관료와 최근 만나 소주잔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최근 접한 의료계 내부의 평가와 달리, 그는 정부관료임에도 불구하고 백년에 한번 나올까 하는 의협회장이 탄핵 되었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아는 그는 관료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의료를 걱정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의료계가 잘되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에 새삼 2014 대한민국 의료계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14년 4월27일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임병석 법제이사와 저에 대한 불신임결의가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대의원들에 의해 의협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임병석은 의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사들 집회에서 삭발까지 하며 의료계에 대한 사랑을 보인 사람입니다) 이보다 앞선 4월19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의협 회장인 노환규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한 상태였습니다.


100년 넘는 의협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회원들에 의해 선출된 회장이 대의원들에 의해 회원들의 뜻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탄핵되는.. 거기에 의협 이사들까지.


그러나 의협회장 불신임에 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대다수 대의원들과 시도회장들이 밀어준 후보가 아닌, 탄핵 당한 노환규와 방상혁이 노환규 집행부의 후임이라며 공개적으로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탄핵 당한 노환규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생각은 대의원들과 달랐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일이 이쯤 되면 상식 있는 보통의 다른 단체라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의원 의장은 물론이고 불신임을 주도한 대의원들이 자진 사퇴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탄핵이 일어나고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일부이기는 하지만 대의원회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보다 오히려 노환규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투쟁은 쇼였다는 주장, 투쟁 코스프레만 했다는 주장, 독선과 아집, 심지어 노환규 전회장에 대해 노사장이라는 비아냥대는 말에, 방상혁이 노환규에 의해 이용만 당하고 버려졌다는 주장들이 (당사자는 저는 오히려 의료계를 위해 혼신을 바쳐 일한 노환규에 대해 미안해하고 감사하건만


) 탄핵을 주도했던 기존 의사회와 평의사회뿐 아니라 심지어 전의총과 의원협회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정보의 왜곡 때문인지? 자리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시기심 때문인지?


같은 신을 바라보면서도 이슬람과 기독교의 간극이 있는 세상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대부분은 상대를 잘 모를 때, 상대를 미워하게 된다고 합니다.


혹시 정확한 사실을 알게 되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속에 비대위와 투쟁위 간사로 투쟁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한때 떠돌았거나 지금도 떠돌고 있는 말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간략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1. 회원투표결과는 믿을 수 없다.


투쟁기간 동안 여러 차례 온라인 투표시스템을 통해 회원들의 뜻을 묻기도 하고 결정하기도 하였습니다. 투쟁에 관련된 모든 일의 주무이사는 저였습니다. (올바른 의료를 위한 길이기에 어떤 희생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투표에 대한 것도 모두 저를 거쳐 노회장에게 보고되었습니다. 투표시스템은 외부의 기술이사외에는 협회의 내부직원조차도 접근 불가였습니다. 예상 밖의 높은 노회장 지지율에 놀라기도 하고, 매번 투표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어떤 검증을 한다고 해도 자신 있습니다. 결단코 조작은 없었습니다. (당시 공정성을 문제삼는 악의적인 내부의 흑색선전에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2. 거짓투쟁을 했으며 노환규가 회원들의 투쟁열기를 꺼트렸다.


2차 의정협의안에 대한 회원투표 결과에 따라, 협의안을 수용하고 3월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예정했던 총파업 유보를 선언했습니다. 회원들이 총파업 유보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총파업 유보 결정에 대해 총파업 강행을 생각한 사람들뿐 아니라, 투쟁을 반대한 사람들마저도 그 책임을 노환규에게 지우며, “투쟁의지도 없는 노환규에게 속았다”며 비난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첫째, 노회장이 진정 투쟁의지가 없었다면 1차 의정협의안을 받아들이고 파업을 강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대부분의 비대위원들과 시도회장들, 그리고 대의원회는 1차의정협의를 수용하고 파업 없이 마무리되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노회장은 아무런 구체적 약속과 기약이 없는 1차 의정협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고 투쟁을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회원투표 결과 회원들은 1차 의정협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에 3월10일 하루 파업을 거쳐 2차 의정협의안이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개원가의 낮은 참여는 정부를 압박할 수 없었으나, 전공의 선생님들의 높은 파업 동참은 크나큰 힘이 되었습니다. - 당시 송명제 전공의 위원장의 헌신은 의료역사에서 잊혀져선 안될 것입니다.)


둘째, 2차 의정협의에 직접 참여하여 협상을 진행했던 전공의 비대위원들은 협상의 결과에 크게 만족해 했습니다. 독립수련평가기구의 설립과 의협과 전공의협의회와 합의하지 않고는 정부가 PA합법화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등 전공의들의 숙원사업들을 서면으로 약속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셋째, 24일 총파업으로 불과 다섯명의 투쟁위원회 위원들이 구속되면 이후 투쟁을 이끌 인물이 없었습니다. 말로는 투쟁을 떠들던 이들이 막상 대정부투쟁이 시작되자 모두들 투쟁의 일선에서 사라졌습니다. 정부는 투쟁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구속요건을 만들어놓고 3월 24일부터 일주일간 투쟁이 시작되면 곧바로 이들을 구속격리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노회장을 포함한 투쟁위원들이 구속된 상태에서 과연 누가 내부에서 파업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염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24일부터의 파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되면, 파업기한동안 일시적으로 도피해, 외부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편 항상 투쟁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 노회장은 2차의정협의안대로 이행이 되지 않으면, 그때 명분을 가지고 투쟁을 다시 이어가기위해, “협의결과를 수용하고 24일 총파업 투쟁을 안한다” 가 아닌 ”협의결과를 수용하고 24일 총파업 투쟁을 유보한다.“로 투표내용을 명시하였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투쟁열기가 고조되고 있었지만 내부의 실상황은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투쟁을 반대하고 회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노환규회장 등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을 지속하려는 이들이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에서 일주일간의 파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에 대한 저의 고민은 깊었습니다. 성공적인 파업속에 성과를 얻기 힘들고, 투쟁에 참여한 회원들에게만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차 의정협의안의 성과를 회원들에게 알리려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회원들은 2차 의정협의안을 받아들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3. 회원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했다.


3월10일 하루파업이 있은 후, 서슬 퍼런 정부의 으름장속에 파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의 업무정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노회장이 일갈했습니다. 파업과 관련해서 다치는 회원이 한명이라도 나오면 광화문에서 할복하겠다고.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다행히 업무정지를 당한 회원은 투쟁이 끝나고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도부에 대한 공정위의 검찰 고발로, 8월 초쯤 검찰조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대상자는 노환규와 방상혁 단 두 사람입니다.)


4. 개인의 이익과 자리를 위해 일했다.


노회장은 의사협회 재정에 대한 걱정 속에 공적인 일에 개인 돈을 쓸 때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의 결벽증은 제가 그에게 화를 낼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노회장의 영향 속에 저도 덩달아 공적인 일에 개인돈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편 그가 의협회장으로 있는 동안, 닥플은 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인원감축을 하게 됩니다. 손실액은 수억에 이릅니다. 상식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생각했다면 의협회장의 자리에 있을 때, 제약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닥플에 대한 광고를 포함한 영업을 하였을 것입니다. (중국MOU나 원격진료관련 회사 설립 악담에 대해선 여러 번 설명이 있었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욕심 속에 여의도의 러브콜을 받기위해 물불을 안 가렸다고 비난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금배지를 위했다면 그는 새누리든 새민련이든 한쪽 당에 기대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좌파나 우파가 아닌 의파가 되어야 한다며 당과 상관없이 올바른 의료를 위해 상황에 따라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 저지투쟁 때에 의협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투쟁지침을 모두 구두로 내리고 증거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환규 전회장은 그때와 다르게 일체의 투쟁지침을 모두 문서로 남겼습니다. 본인이 책임질 것이니 지침대로 따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그 지침을 따른 리더들은 소수였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하여 문서화된 지침조차 따르지 않았던 리더들이 뒤늦게 회장이 투쟁을 주저했다며 탄핵하고 나섰습니다. 참으로 부끄럽고도 통탄스러운 의료계의 자화상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면 자연히 대한의사협회 회원이 됩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변호사협회와 달리 회원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이기에 의사협회장의 스탠스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회원을 움직이는 역할은 지역에 기반을 둔 시군구 의사회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도의사회는 투쟁을 생각하며 조직된 것이 아니기에, 대다수는 개인 희생에 대한 감내 속에 투쟁을 이끌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개적으로 투쟁무용론을 말하는 대의원 의장, 투쟁불가를 외치는 시도회장들이 의료계의 리더로 있는 것이 지금의 의사회 현실입니다.


최선의 진료를 가로막고 의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지금의 의료 환경, 의료의 왜곡을 양산하는 저수가, 저부담, 저보장 체제로는 의료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국민건강을 제대로 지키기 힘듦을 대한민국 의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정부나 정치권이 알아서 해결해 주진 않습니다. 올바른 의료는 행복한 진료속에 나옵니다.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를 만드는데 의협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문제의 실상을 국민에게 잘 홍보해야 함은 물론이고, 언제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맞서 싸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의협회장은 물론이고, 지역의사회장부터 투쟁속에 감옥에 갈 각오가 없으면 안됩니다. 대의원을 포함한 의료계의 모든 리더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 의료와 의료계를 위해, 제발 투옥될 각오가 없다면 아예 출마조차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7년이란 시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있다가 지상에 올라와, 단 2주간 살다 죽는 매미의 삶을 알고부터는 지상에서 울리는 그의 소리가 요즘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 저와 임병석에 대한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지난 7월 21일 기각으로 결정 났습니다. 사법정의가 무너졌음을 지난번 노환규에 대한 판결을 보며 알고는 있었지만. (어느 법조계 인사가 그러더군요. 노환규에 대한 재판은 법리적 판단이 아닌 시국사건으로 다뤄진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 올바른 의료에 대한 열정 속에 이 한 몸 어찌되건 상관없다 생각하며 일했는데.. 불신임 이후 분노와 우울, 절망감속에 쟂빛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직도 때때로 탄식에 젖어 들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에 행복한 날이 올 거라 믿으며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섭니다.


 

[방상혁 전 의협 기획이사 기자 news@i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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