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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는 약, 다치는 약

박병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
기사입력 2012.11.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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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 때문이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약을 처방해주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고 치료받은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대체적인 정서다. 약을 ‘병이나 상처 따위를 낫게 하기 위하여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질’이라고 풀이한 사전적 정의는 이런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약의 순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1차적인 뜻풀이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약을 ‘사용자의 생리상태 또는 질병상태를 파악하거나 변화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모든 물질’이라고 정의하여 가치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약의 순기능이나 역기능에 치우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읽을 수 있다.


편의점 판매 의약품, 쉬운 구입만큼 각별한 주의 필요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약은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면서 복잡한 속성을 띤다. 치료 목적에 맞게 사용한 약이라 하더라도 각종 만성질환 등으로 여러 가지 약과 함께 복용하거나 너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제대로 사용하면 말 그대로 상처나 질병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1월 15일부터 일반의약품(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 중 감기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 13개 품목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하여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 시행되었다.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만이 판매할 수 있었던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 시간이나 휴일에 상비약을 구입할 수 없는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자는 명분이 가장 크게 작용하였다.


이제 새로운 정책이 시행된 만큼, 약을 꼭 필요할 때 올바로 사용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가 선택하여 구입하는 의약품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약’이 아니라 ‘고치는 약’으로 제 구실을 하게 하려면 약을 복용하기 전, 사용상의 주의사항(사용 설명서)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비자가 사용상 주의사항 꼼꼼히 살피는 습관 들여야


예를 들어 약은 복용하는 사람의 질병상태나 체중을 고려하여 적정용량을 복용해야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때문에 성인용 의약품을 어린이에게 임의로 잘라 먹여서는 안 된다. 일반인들이 안전한 약으로 인식하여 별다른 경각심 없이 복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도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에서는 간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음식과 약도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스나 커피보다는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암이나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라면 의사, 약사와 상담하여 안전상비약의 구입과 복용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처럼 개인의 상태나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사용상 주의사항을 소비자들이 숙지하게 하려면 의약품 사용설명서의 글씨가 너무 작고 용어가 어려워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도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각종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국민들이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부작용이 의심될 때, 그 내용을 쉽고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보고시스템(www.drugsafe.or.kr)과 의약품부작용신고센터(1644-6223)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의약품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의약품안전원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약품 안전성 정보를 생산하여 시판 후 의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사용하는 약은 내 몸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약을 대하는 스스로의 태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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